
■ 친구들 눈치 속에서 보낸 1년, 마음까지 움츠러든 시간
박*아는 여고 2학년이다.
1년 전부터 방귀가 자주 새어 나와 친구들의 눈치와 핀잔을 받으며 내원했다.
한창 예쁘게 꾸미고 싶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싶은 시기인데
이 증상 하나로 얼마나 위축되고 괴로웠을지 짐작이 갔다.
원래 방귀는 괄약근의 조절로 어느 정도 참을 수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렇다면 이 아이에게는 무엇이 문제였을까.
■ 소화 문제로 시작된 과도한 가스 생성
먼저 소화 상태를 살폈다.
소화가 덜 된 음식이 장으로 내려가면서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되고,
그 과정에서 과도한 가스가 생성되는 상태였다.
이는 방귀가 잦아지는 1차적인 원인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가스가 많은 것만으로 ‘새는 증상’까지 설명되지는 않는다.

■ 틱 증상과 괄약근 긴장, 몸이 보내는 또 다른 신호
문진 중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틱장애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틱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인해 특정 근육이 반복적으로 수축하는 현상이다.
항문 괄약근 역시 근육이다.
이 아이의 경우, 괄약근이 틱처럼 과도하게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조절이 깨지고 방귀가 새는 상태로 이어진 것으로 보였다.
복진과 맥진에서도 전반적인 긴장이 과도한 상태로 확인되었다.
■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향한 분노
이 아이는 친구들에게 화를 내는 성격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성향이었다.
“제가 왜 이럴까요…”
스스로를 탓하고, 자신에게 화를 내는 마음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러한 감정의 흐름이
신경계의 긴장을 높이고 → 근육 긴장을 만들고 → 틱과 괄약근 문제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이 증상의 핵심은
몸의 문제가 아니라 ‘긴장된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 긴장을 풀어주자, 몸도 함께 풀리기 시작했다
치료는 단순히 장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긴장이 신체적 긴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함께 풀어가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침 치료와 한약을 통해
신경계의 긴장을 낮추고, 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병행했다.
그 결과
치료 1개월 만에 방귀가 새는 증상은 거의 사라졌다고 했다.
■ 몸의 증상은 마음의 언어일 수 있다
이 사례는 단순한 소화기 질환이 아니었다.
과도한 가스 생성이라는 ‘몸의 문제’ 위에
자신을 억누르는 ‘마음의 긴장’이 겹쳐지면서
결국 괄약근의 조절 기능까지 무너진 경우였다.
몸은 이유 없이 이상을 만들지 않는다.
특히 반복되는 증상일수록
그 안에는 반드시 원인이 되는 흐름이 존재한다.
증상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시작점을 찾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함께 풀어줄 때
비로소 진짜 회복이 시작된다.
